Force of Passion

mieux.egloos.com

포토로그



LG ‘변해야 산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Baseball

십년이 흘렀다. 강산이 변했다. 하지만 LG의 포스트시즌은 이뤄지지 않았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같은날 4위 두산이 승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이로써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워싱턴의 (1982~2011) 3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최장 기록이다. 이어 캔자스시티가 (1986~2012) 27년 연속 탈락하며 흑역사를 쓰고 있다.

사실 LG는 개막 전만해도 이전과 다르게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다. 그간 LG는 ‘스토브 리그’의 강자로 불렸다. 정작 시즌보다 겨울에 가장 바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겨울 LG는 수혈은 없었고 출혈 뿐이었다. ‘안방마님’ 조인성과 넥센에서 데려온 송신영은 FA로 떠났다. 설상가상 승부조작 파문으로 차기 에이스까지 전력에서 이탈했다.

시즌 전 LG에 대한 평가는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LG를 꼴찌로 지목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자 LG는 김기태 신임 감독 아래 잘 나갔다. 최성훈, 이승우 등 신인급 선수들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자극을 받은 기존의 선수들도 분발했다. 여러차례 고비를 맞아서도 5할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잘 버텼다. 6월 중순에는 단독 2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6월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부상 뒤 속절없이 무너졌다. 구심점을 잃자 팀은 급격히 흔들렸다. 젊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도 찾아왔다. 밑천이 드러나자 떨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매년 LG가 반복하는 패턴 그대로였다.

LG의 잃어버린 10년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 하지만 프런트의 잘못된 판단만큼 구단을 망가트리진 못한다. LG는 ‘프런트 야구’로 멍든 대표적인 구단이다.

역사에 남을 만한 한국시리즈를 펼치고도 프런트에 의해 내쳐졌다.

성적이 부진하면 늘상 LG팬들이 부르는 그 이름, 김성근이라는 세 글자다. 김성근 감독은 2002년 당시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던 LG를 4위로 끌어올리는 기적을 연출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에도 예상을 뒤엎고 현대와 기아를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성과를 일궈냈다. 김성근 감독이 ‘야신’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된 것도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무궁무진한 전략에 기인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돌연 구단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구단과의 마찰이 해임 사유였다. 물론 코칭스태프 구성안 등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한 김성근 감독도 일견 문제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구단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이었다. 감독은 팬들을 위한 야구보다 구단의 눈치를 먼저 살펴야했다. 우연찮게도 LG는 김성근 감독이 떠난 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영원한 캐넌히터 김재현도 SK로…프랜차이즈 대우도 없었다.

SK의 정신적인 지주로 팀을 이끌었던 김재현은 LG팬에겐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94년 LG의 마지막 우승을 이끈 신인 김재현은 2002년 한국시리즈에선 팬들을 눈물로 얼룩지게 했던 선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관절 무혈성 괴사증’, 하지만 이 모든 우려를 감탄으로 바꿔 돌아온 선수가 바로 그였다. 투지와 열정을 다해 김재현은 LG에 헌신했다. 하지만 구단은 고질적인 부상을 이유로 FA 계약시 그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내버렸다. 프랜차이즈 대우란 없었다. 누구든지 LG의 손익계산에 의해 내버려질 뿐이었다.

전무한 전력 강화 방안, 조급증이 10년을 가져왔다.

LG는 전력 강화에 대한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없었다. 구단은 선수단 내부 정리는 뒷전인 채 고액 FA 영입에만 혈안이 됐었다. 자체 육성에는 게을렀고 그저 선수 사재기에만 바빴다. 기존 선수들의 사기저하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전력 불균형만 초래했다. 돈은 돈대로 썼지만 결과는 미미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새로운 얼굴의 탄생은 손에 꼽을 정도다.

박종훈 감독 영입시에는 구단이 얼마나 계획성없이 움직이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파격적인 5년 계약과 리빌딩이라는 말은 허울에 지나지 않았다. 구단의 말이 바뀌는데는 불과 2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신임 감독 영입시에는 리빌딩을 외치지만 시즌 초반 잠깐이라도 성적이 좋으면 구단은 착각에 빠져 들기 일쑤였다. 전력은 안되는데 무리수만 두다 보니 악순환만 계속됐다.

비록 LG는 이번에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변화의 모습도 감지됐다. 올 겨울 LG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쁜 겨울을 보내야 한다. LG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당장의 성적 욕심보다는 미래에 대한 철저한 설계가 필요하다. 어정쩡한 성적으로 보낸 허송세월은 10년이면 족하다. 더 이상 아무 죄없는 열혈 LG팬들에게 대못을 박아선 안된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